• SPECIAL : 류블라냐에서 블레드, 코페르까지
• PLACE : 블레드 & 코페르에서 어디가? 
• EAT :  깔라마리 구이는 무슨 맛일까?
• TIP : 슬로베니아 렌터카 필수템은?

류블라냐에서 렌트하기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라냐에 도착한 그 순간 날이 확 추워졌어요. 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가기도 했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율리안 알프스에는 눈이 쌓였죠. 그걸 보고 있자니 대중교통을 타고 근교 도시 블레드까지 가는 건 무리라 생각했답니다. 원래가 무계획에 관광지도 특별히 돌아다니지 않는 성격이다 보니, 날씨를 보고 바로 새로운 계획을 정했어요.🚗 렌터카를 타고 블레드를 가보는 것으로!

일단 하늘이 가장 맑은 날을 기점으로 온라인에서 렌터카 예약을 했어요. 다행히 국제면허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제한은 없었는데요. 대략적으로 1박에 수동은 3만 원 가량, 오토는 4~5만 원 정도 했죠. 여기에 보험비까지 붙으면 하루에 8만 원 가량이 되더라고요. 보통 류블라냐에서 대중교통을 타고 블레드까지 가면 8-9만 원이 나오니까 비슷비슷했어요. 물론! 유럽의 대중교통은 미리하면 미리할 수록 더 싸다는 다들 아시죠?😮‍💨

렌터카 업체 위치는 류블라냐 메인 기차역. 이곳에서 예약번호를 말하면 바로 차량이 주차된 곳까지 안내해 줘요. 생각보다 멀기는 했지만, 우리나라 렌트하는 방법이랑 큰 차이는 없답니다. 👣

tip. 렌터카가 가장 저렴한 곳은 공항 근처다!

블레드 호수  가까운 곳에 주차하자

한국도 비슷하지만, 이 나라도 주차장이 만만치 않네요.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의 가장 큰 단점이죠. 주차! 블레드 주차장은 대부분 1시간에 3~4유로 정도 했어요. 메인 도시는 더 비쌌고, 호수 살짝 외각은 3유로였죠. 

블레드에 온 사람들은 꼭 호숫가를 걸어요. 이유는 하나! 호수 중앙의 작은 섬에 있는 마리아 성당 뷰를 보기 위해서인데요. 다들 성당의 정면을 보기 위해 약 40분 가량의 수변 산책🚶을 즐기죠. 물가에서부터 이어지는 계단과 섬 하나를 통으로 잡고 있는 성당의 모습이란. 봄과 여름에는 에메랄드빛 호수와 어우러져 동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보여주기도 해요. 물론, 겨울도 나쁘지 않아요. 눈이 와서 길은 꽝꽝 얼고, 바람은 칼처럼 날카로웠지만 시야가 탁 트이고, 저 멀리 보이는 설산과 블레드 성, 그리고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산책이 낭만적이었어요. 배를 타고 들어가는 사람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멀리서 보는 게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는.

렌터카가 아까워서 찾아간 도시, 코페르 Koper

해가 일찍지는 유럽. 제가 있을 땐 거의 5시면 사위가 깜깜해졌어요 🥲 렌터카를 8만 원이나 주고 빌린 것이 아까워서 냉큼 주변에 처음 들어보는 해안도시⚓️ 하나를 쿡 찍어서 달리기 시작! 코페르라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가까운 슬로베니아 도시래요. 여기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게 대뜸 40분을 달려서 도착했는데요, 웬걸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용한 항구도시, 호수처럼 잔잔한 아드리아해를 마주보고 있는 해변에는 관광객인지 나들이를 온 사람들인지 모두 햇살을 쬐고 앉아 있더라고요. 바닷가엔 요트가 가득 정박해 있고, 서쪽 바다를 향해 테라스를 빼둔 카페도 즐비했죠. 주말이라서 사람이 많았는데, 동양인은 저 혼자 뿐이었어요. 멀리 희미하게 이탈리아 본토가 보이긴 했는데 별 감흥은 없었답니다. 

일단 좀 걸어볼까 싶어서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거기가 구시가지였어요. 오후 4시가 좀 넘어서 가게들은 모두 문을 닫았지만 특유의 오래된 감성은 여전했답니다. 골목 사이로 비춰지는 햇살도 아름다웠고요. 안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니 중앙 광장이 나왔어요.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성모 승천 성당과 시계탑이 딱! 그 앞에는 오래된 건물에 카페가 하나 있더라고요. 냉큼 들어가서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시며 기나긴 외출의 피로를 풀었답니다. 솔직히 금발의 바텐더가 너무 잘생겨서 계속 훔쳐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밤에 조명이 켜지 시작하면서 슬그머니 가게를 나왔어요. 괜히 늦은 밤에 류블라냐로 돌아가기 싫어서.

유럽에서 렌터카를 끌고 다니면 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사실이네요. 다음번엔 조금 더 계획적으로 와볼까 했어요. 이번처럼 충동으로 하루만 렌트하기엔 아쉬운 것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기차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재미도 있으니 뭐가 되었든 다 경험해 보는 걸로!